From marching bands to megastars:How the Super Bowl halftime show became a global spectacle

고적대에서 탑스타까지 : 세계인의 축제가 된 슈퍼볼 하프타임 쇼

  • 2024-02-01 02:59 KST


2007년 2월 4일 일요일, 마이애미 돌핀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슈퍼볼 XLI의 하프타임쇼 현장. 팝스타 프린스가 공연하고 있다. 원래 하프타임쇼는 인근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고적대를 초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슈퍼볼의 하프타임쇼는 그 자체로 세계적인 슈퍼스타 축제가 되었다 / AP / Mark J. Terrill

2007년 마이애미, 비가 잔뜩 내리던 어느날, NFL의 전설적인 선수 댄 마리노는 우산을 쓴 채, 슈퍼볼이 열린 미식축구 경기장 한 복판에서 열정적으로 "Purple Rain"을 열창하는 가수 프린스의 공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프린스의 공연은 마리노에게 있어서 하프타임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처럼 느껴졌다. 원래 하프타임쇼라는 건 동네 아마추어 고적대가 몰려와서 북치고 나팔부는 수준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서, NFL의 최정상을 다루는 가장 중요한 경기의 정 가운데 시간은, 마이클 잭슨, 비욘세, 마돈나, 에어로스미스, U2와 같이, 세계적으로 가장 위대한 스타들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자리잡았다.

17년 동안 마이애미 돌핀스의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바쳐 1985년 슈퍼볼을 제패해 명예의 전당에 까지 오른 뒤, 이제는 은퇴하고 NFL 분석가로 활약중인 마리노는, 하프타임쇼의 맨 앞 자리에 초대받아 몇 번의 공연을 관람해 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참으로 먼 길을 왔습니다."


프린스가 무대에 오르자 사방에서 폭죽이 터지고,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무대를 비췄다. / AP / Wilfredo Lee

"사실 하프타임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리노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젠 슈퍼볼 58을 보는 목적이 하프타임쇼인 사람들 까지도 생겼죠."

지난 60여년에 걸쳐, 하프타임쇼는 애국심 고취를 위한 웅장한 음악, 그것을 연주하는 동네 청소년들을 응원해주는 가족적인 소공연 스러운 면모를 벗어나, 가요계 최고의 스타들이 화려한 조명과 수십명의 백댄서를 몰고 와 열정적인 공연으로 모두를 홀리는 무대로 변모해 왔다. 고작 12~15분 정도 되는 이 짧은 공연은 실제 경기보다도 인기가 많아져 매 해 1억 명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 있었던 리한나의 공연은 하프타임쇼 역사상 최고 시청률인 1억 2천 1백만을 기록해 2015년 케이티 페리의 기록을 근소하게 앞섰다. 폭스 채널에서 중계된 슈퍼볼 본 경기, 캔자스 시티 치프스가 필라델피아 이글을 38-35의 근소한 차이로 이긴 명승부의 시청률보다 6백만 명이나 차이가 났다.

"수 많은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대규모 공연과, 생방송 송출이라는 점이 가져다주는 새로움이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주는 건 아닐까요?"

딱히 미식축구 팬은 아니지만 하프타임쇼는 매번 챙겨본다는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하프타임쇼의 인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그 새로움의 이면에 있는 예측불가능성, 예를 들어 저스틴 팀버레이크자넷 잭슨의 "옷장 스캔들"이라던지, 스타디움 지붕에서 추락한 레이디 가가의 일이나 리한나의 임신 사실 공개쇼 등을 언급했다.

"세상 모두가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모여 있고, 막대한 자본이 모여 이 순간을 실시간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한 편으론 신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죠. 그게 하프타임쇼의 매력인 것 같아요."


2016년 2월 7일,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에서 개최된 슈퍼볼 50, 비욘세의 하프타임쇼 공연

크리스 제너 역시도 하프타임쇼를 "거대한 깜짝쇼" 라고 부르며 이러한 의견에 동의했다.

"기획 수준은 물론 막대한 광고와 한 편의 대서사시와의 연계에 이르기까지, 정말 놀라운 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더욱 기술도 나아지고, 점점 더 훌륭해지고 있죠. 올해는 누가 나올지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흘러 넘칩니다. 그게 제일 대단한 일이죠."

리얼리티 쇼 "The Kardashians"의 대부이기도 한 크리스 제너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2011년 블랙아이드피스의 하프타임쇼에 찬조 출연했던 당시 "고작 13분 밖에 안된다. 이 순간을 평범하게 생각하지 마라" 라는 갚진 교훈을 얻었다며 본지와 인터뷰했던 어셔가 2월 11일, 라스베가스에서 올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된다.

수 백 마리의 비둘기, 수 천 개의 풍선과 제트팩을 입고 날아다니는 두 명의 스턴트맨. 애리조나 주립대와 흑인 대학으로 유서깊은 그램블링 주립대의 고적대가 공연했던 1967년 NFL 첫 하프타임쇼와는 닮은 듯 하지만 많은 면에서 다르다.

첫 번째 슈퍼볼이 끝난 후, NFL은 지속적으로 여러 고적대와 치어리딩 팀, 공연단, 처비 체커와 업윗피플같은 사회적 예술단체와 계약을 맺고 꾸준히 하프타임쇼를 펼쳤다. 그러나 그런 공연들은 대개 인기가 없었다.


2004년 2월 1일, 슈퍼볼 XXXVIII 하프타임쇼 공연중인 에어로스미스 멤버들, 왼쪽부터 브래드 윗포드, 톰 해밀튼, 스티븐 타일러, 조 페리 / AP / Michael Conroy

슈퍼볼의 인기가 점점 커지고, 사실상 미국의 비공식 휴일로 여겨지게 되자, NFL도 그에 발맞춰 하프타임쇼의 규모를 더욱 키우고자 했다. 90년대의 포문을 연 것은 뉴키즈온더블록과 글로리아 에슈테판이었다. 그리고 93년 남캘리포니아 로즈볼에서 열린 하프타임쇼는 마이클 잭슨을 앞세우며 큰 발전을 이루게 된다. 팝의 제왕은 문워크로 무대를 종횡하며 "Billie Jean", "Black or White", "Heal the World"를 선보였다.

잭슨의 찬란한 무대 이후 롤링 스톤즈, 다이아나 로스, 제니퍼 로페즈, 샤키라와 같은 쟁쟁한 스타들이 앞다투어 하프타임을 장식했다.

NFL의 음악감독 세스 듀도우스키 역시 "마이클 잭슨의 공연은 확실히 모든 뮤지션들이 이 무대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모든 리그 사용 음원을 총괄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하프타임쇼의 제작을 전담한 Jay-Z의 록 네이션과의 협의를 전담하고 있다.

하프타임쇼의 제작 비용은 NFL이 전액 책임지며, 아티스트는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수 억에 달하는 시청자들에게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은 가치로 환산할 수 없다.

듀도우스키는 콜드플레이를 섭외했을 때, 프론트맨 크리스 마틴이 한 말을 기억한다.

"음악에 슈퍼볼이 있다면, 그건 슈퍼볼 무대일 것"

그는 하프타임 쇼의 성장 바탕엔 뛰어난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을 무제한으로 지원해주며 현재의 문화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 NFL의 노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비욘세,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 브루노 마스의 공연이 펼쳐진 슈퍼볼 50 / AP / Morry Gash

그 예로 든 것은 9/11 희생자들을 추도한 U2의 공연, 정치적 올바름과 흑인인권을 다룬 비욘세의 공연, 하프타임쇼 역사상 처음 있는 2022년 닥터 드레와 스눕독의 공연이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문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입니다."

2013년부터 11회의 슈퍼볼을 지원해 온 듀도우스키가 소회를 밝혔다.

"도시 고유의 문화일 수도 있고, 사회 현상일 수도 있죠. 우리는 그 문화에 집중해서, 우리 무대가 문화와 강한 연결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아티스트는 스스로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우리 무대를 통해 마음껏 표출하겠죠… 그를 통해 아티스트가 강력한 문화전파력을 얻게 되길 바랍니다."

스눕독은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Jay-Z의 하프타임쇼 운영에 찬사를 보냈다. 사회에 만연한 여러가지 불의에 항의하는 의미로 선수들이 애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사례 이후 Inspire Change 재단을 설립한 NFL은, 록네이션과 협업을 시작해 지속적으로 재단에 후원하고 있다.

"문화를 완벽히 바꾼 Jay-Z에게 박수를, Jay-Z에게 기회를 준 로저 구델에게도 박수를."

스눕독이 말을 이었다.

"이것은 음악 그 자체입니다. 이 세상을 표현하는 음악은 바로 지금, 하프타임쇼에서 흐르고 있죠. 선수들의 마음을 듣고, 팬들의 마음을 듣고, 이해하고, 세상에 들려주고 있죠. 무대 자체에는 아무 색이 없지만, 음악이 흐르며 색깔이 덧입혀집니다. 음악은 대중적입니다. 우리는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도 대중적입니다. 대중 앞에 대중적인 사람이 서는 것은 당연한 이치죠."

스눕독은 어셔에 대해서도 말했다.

"완벽한 선택입니다. 잘 생겼지, 춤 잘 추지, 노래 잘 하지, 게다가 노래가 유명하기까지 하지. 모두가 무대를 보고 싶어 할 겁니다. 공연다운 공연을 보고 싶어 할 겁니다. 진짜 가수다운 가수를 보고 싶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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