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과학자가 권장하는 완벽한 홍차 – 소금 한 꼬집
- 2024-01-25
완벽한 차 한 잔 이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이다. / Getty Images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차 내리는 비법 한 두 가지는 갖고 있다.
영국에서 소비되는 차는 매일 1억 잔. 차는 그 자체로 영국의 문화와 전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무려 5,000km나 떨어진 먼 타국 과학자가 완벽한 차를 타려면 소금을 넣으라는 주장을 했을 때, 터무니없는 소리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셸 프랭클 교수의 연구는 영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미국 대사관이 트위터를 통해 공식 성명을 낼 지경에 이르렀다.
“영국 국민의 소울 드링크인 차를 소금물에 탄다는 발상은 미국의 외교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밝힙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차가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 국가에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773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메사추세츠 보스턴에서 본국이 부과한 세금이 과하다며 항의한 시위대가 중요한 무역품인 차를 300 상자나 바다에 침출했다. 이 ‘보스턴 차 사건’은 미국의 독립혁명을 촉발한 중요 계기가 되었다.
본지는 펜실베이니아 브린 모어 대학 화학과 교수 미셸 프랭클 교수와 직접 인터뷰해 보았다.
“외교적 사건을 일으킬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프랭클 교수는 웃으며 말했다.
“하루 종일 이메일이 폭주하고 있어요. 차에 소금 타는 이야기로 온 세상이 시끄러워질 줄은 전혀 몰랐죠.”
그래서 왜 하필 소금인가
이 충격적인 비결은 사실 프랭클 교수의 독자적인 발명이 아니었다. 8세기 중국에서 발명된 것을 프랭클 교수가 연구 도중 발견한 것이다.
“화학자라면 당연히 생전 처음 보는 아이디어를 마주치면 연구를 해보아야죠.”
https://bbc.com/news/av/world-us-canada-68102306
동영상 링크: 미셸 프랭클 교수 인터뷰.
과학적으로 차를 끓이면 쓴맛이 우러나는데, 소금은 그 쓴맛을 느끼는 미각 수용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짠 맛이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 딱 한 꼬집만 넣으면 차의 쓴 맛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설탕 몇 숟가락 타는 것이랑은 다르죠. 아마 사람들은 차에서 짠 맛이 날까봐 걱정하는 것 같아요.”
프랭클 교수는 자세한 이야기는 최근 왕립화학회에서 출판한 자신의 저서 Steeped: The Chemistry of Tea에서 확인해 달라며, 선입견을 벗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줄 것을 당부했다.
“한 번 실험해보세요. 저도 처음 이 사실을 발견했을 때 주방에서 직접 차를 타 봤어요. 내면의 과학적 마인드를 발휘해보세요.”
프랭클 교수는 어머니가 타 주신 차를 10살에 처음 마셔본 뒤로 차에 푹 빠져 버렸다고 한다.
백인백차 라고, 사람마다 맛있는 차 타는 법은 다 다르겠지만, 프랭클 교수는 티백 대신 찻잎을, 차가 물과 우유에 충분히 우러나도록 계속 저어주는 것을 추천했다.
그리고 레몬즙을 살짝 넣으면 차에 둥둥 뜨는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다는 팁을 더했다.
또한 낮고 두꺼운 머그잔을 사용하며, 잔과 우유를 미리 예열한 후, 뜨거운 컵에 차를 타고 우유를 부어 차가 더 오래 뜨겁게 유지되게 하는 꿀팁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절대 전자레인지에 물을 데우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건강에나 맛에나 썩 좋지 않은 방법이에요.”
프랭클 교수는 단언했다.
“결국 표면에 찌꺼기가 둥실거리게 되고, 그 찌꺼기는 가장 건강에 좋은 성분과 맛 성분이 들어있게 되죠. 건져서 버리면 얼마나 아깝겠어요.”
영국에서는 전자레인지로 차를 끓인다는 개념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모습이다.
“미국인들 차 끓이는 법은 정말 끔찍하죠. 미국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마신 차보다 아일랜드의 주유소에서 마신 차가 더 맛있더라니까요.”
프랭클 교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좋은 차를 타는 법을 몰라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끔찍한 차 한 잔이 얼마나 그걸 마신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지 모를 거에요.”
프랭클 교수는 좋은 차를 찾으러 영국에 자주 들른다고 한다.
“영국에 가면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다. 뭐 이런 것 부터 하나 하나 서로 맞춰 나가면 좋지요.”
그렇다면, 이제 영-미 차 사태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미국 대사관은 프랭클 교수의 인터뷰와 무관하게 앞으로도 전자레인지로 차를 끓이는 ‘적절한 방식’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편 영국 행정부에서는 오직 주전자만이 차를 만드는 올바른 방식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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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scientist recommends adding salt to make perfect cup of t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