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걱정 따윈 없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낙관론.
- 2024-05-01 17:41 ET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 Susan Walsh / AP
지난 수요일 연방 준비 제도 정책 회의가 끝난 뒤 기자 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안색은 평온했다.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도 보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1분기 인플레이션 반등은 곧 2% 대로 다시금 하락할 것이라고 확답했다. 지난 2021년 본인의 유행어였던 표현을 인용하자면, ‘일시적’일 뿐이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연방기금의 금리 목표를 5.25%에서 5.5%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 3월 발표된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연간 3.5 % 상승이라는 화끈한 수치를 기록한 것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현재의 통화 정책이 물가를 낮추기에는 충분한 수치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했다
"다음 발표 때에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다면 1분기 물가가 반등한 원인은 무엇일까. 파월 의장은 그에 대해 코로나 시대의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그 원인이 통화 정책 탓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는 연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한다. 특히 소비자 상품의 경우, 공급망의 혼란이 아직까지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준의 이러한 해석은 작년 인플레이션 수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던 소비품 가격 하락이 멈추어 버린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파월 의장은 또한 부동산 가격이 예상보다 더 천천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 부분에 대한 계산에 통계적 지연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통화 정책에 대한 파월 의장의 견해는 이번 통계 수치와 향후 전망에 긍정적인 현재의 입장과 상충되는 듯 하다. 심지어 파월 의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1.6%로 둔화된 것을 두고 국가 경제력이 과소평가된 것이라며 평가절하 했다. 또한 노동 시장에 대해서도 1년 전보다는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인력난이 남아있다고 발언했다.
파월 의장은 1분기 통계 발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놓지 않았다.
"제 눈에는 ‘스태그(불황)’ 도, ‘플레이션(물가상승)’도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하락은 공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물가의 하락은 멈췄고, 자산 가치는 이미 높음에도 불구하고 몇가지는 더욱 치솟고 있다. (구리 가격을 보라)
어찌 되었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증시도 1% 정도 반짝 상승했다. 반도체 기업 부진 탓에 마감 시점엔 다시 떨어지긴 했지만.
연준이 대차대조표의 자산 축소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표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연준은 다가올 6월부터 국채 보유 규모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축소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양적 긴축’ 속도의 저하를 통화 완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였다.
연준은 모기지 담보 채권의 감소 속도를 월 350억 달러 한도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최근에는 한도치에 도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연준의 취향 선호도에 맞춰 자본이 분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모기지 담보 채권 매각은 바람직한 일이다. 주택 분야의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에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담보 채권 매입 정책은 2008년 모기지 사태를 수습하며 생긴 잔여물이며 진작에 연준 대차대조표에서 삭제되었어야만 했다.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행보는 백악관과 재무부에서도 환영받을 것이다. 이번 발표 이후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비자 신뢰를 위해서라도 금리를 낮춰야 하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막대한 연방 부채를 조달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 연준과 파월 의장의 자신감이 부디 2021년 처럼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