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tal Maps of the Founders’ Review – The View From Somewhere

“미국을 만든 이들의 마인드맵” 리뷰 – 어디서 보느냐의 중요성

  • 2024-01-16 18:01 ET


조지 호 전투 (1755) 전투계획도 / 피어스 아카이브 LLC / Buyenlarge via Getty Images

1776년 7월 1일, 그 유명한 독립선언문의 작성자는, 독립선언문이 발표되는 시점에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 정답은 바로 “조국에서 300마일이나 떨어진 타지 – 필라델피아에 있으려니 괴로워 죽겠다”고 친구에게 투덜거리기 이다.

토마스 제퍼슨이 사적으로 친한 친우에게만 표현했던 이 감정을 통해 우리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전혀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다진 그 사람의 마음속에 조차도, 정작 한 국가라는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식민 해방을 향한 열망 하나로 뭉쳤던 13개 식민지가 10년 넘게 통합 정부를 만들지 못했다는 결과가, 당시 모두의 마음에 한 국가라는 생각이 없었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제퍼슨이 편지를 통해 투덜거린 그 마음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내 나라”로 인식하는 지정학적 공간감각에 대한 본질을 지적하는 부분이 있다.

마이클 베이론이 쓴 “미국을 만든 이들의 마인드맵”은 독립투쟁 세대 핵심 멤버들의 지정학적 공간감각을 다룬 책이다. 제목에 나온 마인드맵은 단순한 지역적 친밀감 수준을 넘어,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느끼는 관점, 지리적 방향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저자는 “각자가 태어난 고향이 각자 원하는 미래 국가관을 형성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정치평론가인 베이론은 6명에 대한 일대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조지 워싱턴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1754년 오하이오에서 벌어진 대 프랑스 쿠데타, 통칭 프랑스-인디언 전쟁을 꼽았다. 조지 워싱턴 당시 중위가 이끌던 영국령 버지니아 민병대가 프랑스의 오하이오 식민총관부를 습격하며 시작된 이 사건은, 곧바로 미 대륙 동부, 유럽, 서아시아 전역에 걸쳐 제국주의적인 분쟁으로 번져, 7년을 이어갔다. 바로 “7년 전쟁”이다. 영국의 정치인이자 문필가인 호레이스 월폴이 당시 일기에 “미국 오지에서, 이름도 모르는 젊은 청년이 쏜 총알에 전 세계가 불타버렸다”고 기록했을 정도였다. 워싱턴이 이 전투를 이끌어 미 북서부 지역의 승리를 가져왔고, 이는 모든 식민 정부와 그 본지 정부에게 북서부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저자는 이를 두고 “워싱턴이 그토록 사랑하던 마운트 버논 대저택의 정문에 서면 자연스럽게 북서쪽을 바라보게 되고, 그 앞으로는 워싱턴이 그토록 열정을 다 바쳐 이룩한 대륙국가의 전경이 펼쳐진다”고 표현했다.

미국의 초기 13개 주는 서로 다른 독특한 지역문화로 크게 셋으로 구분될 수 있었다. 영국의 종교 탄압을 피해 도망쳐 온 청교도가 기반이 되어 만든 단일인종 주인 북부 뉴잉글랜드 4개 주, 퀘이커와 카톨릭과 네덜란드인이 서로 뒤섞여 정치적인 건 신경쓰지 않고 철저하게 실용성과 상업성을 위해 뭉친 다원주의적 중부 지방의 4개 주, 엘리트 출신이자 대농장을 경영하며 노예 노동으로 국가를 운용하는 남부 4개 주가 그것이다.

저자는 남은 단 하나의 주, 버지니아가 이런 지역 구분을 벗어나 세 가지 문화가 모두 섞여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이 주 출신이었던 위인 (토마스 제퍼슨, 조지 워싱턴, 제임스 매디슨) 들이 연합적인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러웠다고 말한다.

이에 더해 저자는 다른 위인 3인 (벤자민 프랭클린, 알버트 갤러틴, 알렉산더 해밀튼) 들은 이민자라는 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해밀튼은 서인도 제도에서 태어나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갤러틴은 프랑스 문화권 스위스 주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한 편, 많은 현대인들은 프랭클린이 원래부터 미국인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영국령 메사추세츠 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외부인이다. 원래 영국/프랑스 문화권에서 이주해 온 외부인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에만 안주했던 고립주의적인 동료들에 비해 더 넓은 국가관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고향이 이들에게 각인해 놓은 뚜렷한 지리적 마인드맵은, 각 지역 고유의 문화가 미국 전체에 끼치는 영향력, 미국 전체에 녹아드는 융화에 영향을 미쳤다. 해밀튼은 미국 중부의 중상주의와 신용 네트워크를 보고 영감을 받아 그의 고향, 사탕수수밖에 없는 보잘것 없는 작은 섬을 제국의 심장이자 황금 엔진으로 탈바꿈시켰다. 해밀튼은 이 막대한 재력을 통해 각 지역의 엘리트들을 한데 모아 강력한 중앙집권 정부로 이끌어나갔다. 버지니아에서 대농장을 경영하던 제퍼슨은 남부 주에 비해 신분적으로 자유로웠던 경험 덕분에 평등주의와 공화주의에 눈떴다. 모든 피지배층이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뭉치면 그 때야 말로 모두가 하나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디슨은 제퍼슨의 이상론을 한 층 더 현실적으로 다듬었다. 고작 3가지 문화 구분을 넘어 더 많은, 더 다양한 문화와 이해관계가 서로 어우러져 자기주장을 강하게 해야만 특정 문화가 다른 문화를 잡아먹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마인드맵은 이론적, 사상적 측면 뿐만 아니라 무의식 깊은 곳에서부터 출발한다. 해밀튼이 영국령 캐나다를 “미국의 왼쪽”으로, 스페인령 아메리카를 “미국의 오른쪽”으로 지칭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 동쪽에 도달해 서부로 확장하는 나라라고 생각했다면 해밀튼의 표현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지만, 해밀튼의 마인드맵에 의하면 미국이란 나라는 “거대한 땅에서 나오는 자원을 해안에 모아 가공해 대서양으로 분출하는 굵은 무역로의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반면 제퍼슨과 매디슨은 “최소 2세대 동안 미국의 성장은 버지니아를 기점으로 서부, 남서부에 농업적 확장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그래야만 올바르다”는 대농장주 스러운 마인드맵을 가졌다.

갤러틴은 제퍼슨과 해밀튼의 이런 관점 차이를 누구보다도 잘 종합했다. 제네바 출신 이민자로서 더 많은 이민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정착지의 중요성을 실감한 것이다. 저자는 갤러틴의 가장 핵심적 특징으로 “애팔래치아 산맥 서부가 갖게 된 첫 국무위원”이자 “영국보다 동쪽에서 태어난 첫 국무위원”이란 점이 제퍼슨의 심장과 해밀튼의 머리를 갖추게 만들었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을 소개한다. 제퍼슨의 마인드맵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베이론은 제퍼슨이 “서재에 앉아 지도를 들여다 보며” 수천시간을 고민했지만 “두 발로 걸어 미래의 영토를 탐험하기 위한 시간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한다. 미국에게 세계 자유의 수호자라는 거창한 비전을 제시한 영웅이지만, 작은 야산 몬티첼로 외에는 그 어느 곳 조차도 영웅에게 편안함을 주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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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Maps of the Founders’ Review: The View From Somewhere

Taylor Swift’s Carbon Allowance

테일러 스위프트의 탄소 중립

남자친구의 경기를 보기 위해 개인 비행기를 띄운 비결은 바로 탄소 바우처

  • 2024-01-16 18:52 ET


지난 13일 캔자스 시티에서 열린 치프스 대 돌핀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에 온 테일러 스위프트 / Ed Zurga, Associated Press

어느 누구도 환경 수비대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테일러 스위프트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스위프트가 남자친구이자 캔자스 시티 치프스의 주전 선수인 트레비스 켈시를 보기 위해 전용기를 띄웠을 때,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비난이 잇달았다. 물론 사소한 오해가 있었던 것이다. 소속사에선 공식 발표를 통해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미 탄소 바우처를 구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렇다. 바우처. 지상 최고의 스타 답게 글로벌 대기업이나 국가 정부에서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는 목적으로 구입하는 "기후 면죄부"를 개인이 구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탄소 바우처를 구매하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은 그대로지만 통계를 낼 때는 구매량 만큼 감소된 수치를 보여준다. 명목상으로는 금전을 기부함으로써 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눈 가리고 아옹, 면피와 책임전가다.

탄소 바우처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석유, 광물과 같은 실물상품과 유사한 성질을 띈다. 보통 1톤당 몇 달러 하는 식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지난 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서 탄소 바우처 파생상품을 상장하자는 투자제안서를 발표한 적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실제로 쓰임새가 있는 석유에 비해 탄소 바우처는 본질적인 가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탄소 바우처는 국가와 기업, 테일러 스위프트 급의 유명인사들이 스스로의 도덕성을 보여주기 위해 제시하는 정치적 수단에 불과하다. 어떤 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실제로 막대한 돈을 들여 친환경 에너지를 쓰거나, 에어콘을 끄는 대신 간단하게 바우처를 구입하면 된다. 스위프트라면 바우처 한 장만으로도 4천만 달러짜리 자가용 전용기를 띄울 수 있는 것이다. 탄소 바우처 덕분에, 실제로 줄어드는 탄소량은 전혀 없지만, 환경오염이 막아진다는 환상을 대중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탄소 바우처는 친환경 사업을 하는 기업체와 개발도상국들이, 각자 자기들이 줄인 탄소배출량에 비례해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행된 바우처를, 기후 목표를 못 채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글로벌 기업과 선진국 등에 판매하는 것이다. 중립적인 제3자가 바우처 거래를 감시한다고는 하지만, 이 시장은 너무 세분화되어있고, 규제수단도 거의 없다.

월가의 은행들도 항상 바우처를 구입해 되팔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023년 2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친환경 기업으로부터 바우처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어쨌든, 나무를 베어 파는 값보단 나무를 아껴 생기는 바우처를 팔아 생기는 돈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벌목 및 목재 가공 기업인 WeyerHaeuser는 지난 달에만 약 32,000 톤 규모의 탄소 바우처를 톤당 29달러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벌목 기업이 벌목을 안하고 목재 가공을 안함으로써 나무 자르던 시절보다 큰 돈을 번 것이다.

남미의 개발도상국 가이아나는, 어차피 척박하고 개간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열대우림을 보존하는 대가로 매 달 수 백만 톤 규모의 탄소 바우처를 발행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최소 7억 5,000만 달러에 3,750만 톤 규모의 바우처를 글로벌 대기업 Hess 에 판매했으며, 파리 기후 협약에 가입된 국가들에게도 판매하려 하고 있다.

스위스는 가나, 세네갈, 도미니카, 바누아투, 페루의 5개 국가와 상호 조약을 체결했다. 바우처를 적정가에 공급 받고, 각 국가의 경제 개발을 위한 기술, 예컨대 "충분한 양"의 쌀 생산법이라던지, 더 따뜻한 벽난로라던지 등을 제공하는 것이 조약의 핵심이다. 본질적으로 해외 원조이지만 6개국 모두가 파리 협약 목표를 달성하는 데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 금세기 최고의 연예인이자 동시에 사업가로서,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 좀 띄웠다고 죄책감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굳은 믿음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비난을 떨쳐버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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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ylor Swift’s Carbon Allowance

The Price Germany Pays for Net Zero

환경을 위해 독일이 지불하는 대가

밑빠진 독에 붓는 물자 : 2030년까지 1조 9000억 유로에 이를 것

  • 2024-01-04 08:20 ET


독일 크라우슈비츠의 풍력발전 시설 / 2023년 12월 4일 / 로이터 통신 – 파브리치오 벤쉬

유럽 최강대국의 탄소제로 프로젝트에 관심이 가는 것은 같은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만 솔직히 말해, 독일인들이 비밀로 하고 있긴 하지만, 비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탄소제로를 위한 가장 간단한 일 중 하나인 친환경 전력발전을 생각해보자. 쾰른대 에너지경제학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독일이 사용할만한 양의 전기를 생산해 내려면 600억 유로를 더 써야만 한다.

전력 사업/발전 사업체의 이익금으로는 절대 충당할 수 없는 이 막대한 자금은, 결국 시민 전기요금 인상과 혈세 보조금으로 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풍력발전기나 태양광 패널이 날씨 때문에 멈춰버릴 때를 대비해 예비 가스화력발전소와 수소충전지 사업을 보강하는 100억 유로도 마찬가지다.

보조금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해보자. 해당 연구소의 다른 연구에 의하면, 2030년 말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들어갈 총 예상비용은 1조 9천억 유로에 달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400억 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규모에 놀라 연구 보고서를 다시 읽어보면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 금액은 오직 독일 국내에만, 그것도 오직 신규 투자만 한하며, 유럽연합 전체를 대상으로는 계산 시도조차 안해봤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래된 풍력발전기 날개나 깨진 태양광판의 교체 등에 들어가는 부수비용은 별도라는 이야기다.

독일 내에서 일반공개되지 않는 연구 보고서이기 때문에 이 엄청난 내용이 더 중요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가정에서 지출해야하는 비용을 포함한 민간투자 비용과 공공투자비용이 모두 적힌 이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시민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해 보인다. 최근 베를린의 대법원 판결로 인해 현금 보조금 지급이 더 어려워진 이 시대엔 더욱 그럴 것이다.

독일, 그리고 전반적인 유럽국가들이야말로 탄소 정책의 최전방으로서 세계 어느 누구보다, 특히 미국보다도 앞선 나라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는 세계 모두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20여년 째 수천억 유로를 소모하여 끝없이 에너지전환을 위해 노력해 온 독일의 탄소제로 투자금은 앞으로도 줄어들 여지가 없으며, 희망찬 녹색산업과 미래 비전의 일자리 증가는 앞으로도 너무 먼 길이다. 과연 다른 나라 정상들은 안도감을 느끼고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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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ice Germany Pays for Net Zero – WSJ